기능성 의류의 원조는 해군 복장

입력 2016-03-29 14:40  


(최승욱 선임기자) 전세계 어디를 가나 해군 수병들은 나팔바지와 타이(Tie), 둥그런 모자를 착용합니다.

나팔바지는 물에 들어갈 때 바지를 쉽게 걷어올릴수 있도록 밑 부분을 넓게 만든 것이죠. 목선을 탔던 시절, 갑판 위에서 청소를 하거나 단정을 끌어올릴 때 바지가 물에 젖지 않는 것은 물론 바지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했다고 합니다.

타이도 특별한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함상생활을 하는 해군은 언제든지 물에 빠진 동료를 구조할 준비를 갖춰야합니다. 타이는 익수자를 구조하는 도구이자 발목에 묶으면 상어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상어는 자기 몸 길이보다 긴 상대는 공격하지 않는 습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병이 착용하는 흰색의 둥근 모자도 역시 생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함정에 물이 들어오는 위기상황에서 물을 밖으로 퍼내거나 함정에 물이 부족할 경우 빗물을 받기위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멋져 보이기만 했던 해군 복장이 실용성을 겸한 기능성 웨어라는 것이죠.

해군은 본부와 예하 부대 배포용으로 최근 ‘간단하고 편하게 읽을수 있는 해군 가이드북’을 펴냈습니다. 해군 초급 간부들과 해군을 방문하는 주요 인사들에게 해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위해 해군만의 특별한 문화와 각종 함정에 대한 소개, 邈?전력과 각종 작전 등에 대한 설명을 실었습니다.

군함은 소속 국가의 대표로 국가의 주권과 독립을 상징합니다. 어떠한 간섭행위도 허용하지 않는 법적 지위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연안국의 민·형사 사건에 대한 사법권과 행정권 등으로부터 면제된다는 뜻이죠.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해적 소탕 작전을 수행중인 한국 군함에 연안국의 범죄자가 들어왔다고 해도 해군이 범죄자를 연안국으로 인도하지 않는 이상 연안국에서는 범죄자를 잡기위해 한국 군함으로 들어올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군함은 국제법에서 인정한 국가영토의 일부분이면서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서 국가의 힘과 의지를 과시할수 있있습니다. 전세계 바다를 장악한 미 해군을 보면 쉽게 이해되는 대목입니다. 이런 점에서 해군력은 해당 국가의 국력이라 할만합니다.

해군으로부터 함정 탑승을 초대받았다면 늦어도 출항 5분 이전에 도착해야합니다. 전세계 해군의 공통적인 문화가 ‘출항 15분 전’과 ’출항 5분 전’ 을 준수한다는 것입니다. 함정이 군항에서 떠나려면 사전에 많은 작업이 필요합니다. 우선 부두와 연결된 각종 케이블을 분리한뒤 함정내 자체 발전기로 함내 전기를 공급하죠.

이어 방향을 알려주는 자이로스코프에 시동을 겁니다. 이후 출항 15분 전이 되면 함정방송을 통해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알립니다. ‘출항 5분 전’ 구령이 방송되면 함장은 함교에서 출항을 위한 명령을 하달하고 현문 철거를 지시합니다. 현문이란 부두와 함정을 연결해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현문이 철거되면 부두에 매어 있던 홋줄(배가 바다로 떠내려가지 않도록 묶는 줄)을 걷고 출항을 알리는 기적 1발을 크게 울립니다.

해군 함정은 탯줄을 자르는 진수식을 거쳐 취역식을 갖고 전투세력으로 편입된뒤 30여년이 지나면 현역에서 은퇴하는 전역식을 거행합니다. 한국은 진수식에서 영국과 유사하게 샴페인 병을 함정에 부딪혀 깨뜨리고 1인의 진수자가 도끼로 테이프를 절단합니다. 진수식이 끝나면 함정을 시험운용하는 승조원들이 정상적인 항해가 가능한지 평가합니다.

이 시험에서 합격하면 취역식을 갖고 ‘함정목록’에 등록됩니다. 마스트 꼭대기에 삼각끈 형태의 취역기를 게양하죠. 퇴역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취역기를 내리지 않습니다. 물론 잠수함은 취역기를 함내에 보관하고요. 함정의 전역식에는 역대 함장들을 비롯한 예비역까지 초청됩니다. 전역한 함정은 예비역과 퇴역으로 구분됩니다. 예비역 함정은 8전투훈련단에서 훈련함으로 관리받습니다. 퇴역 함정은 해외 우방국에 양도돼 군함의 임무를 계속 수행하거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국민안보교육장으로 사용됩니다. 사격이나 유도탄 발사 훈련시 ‘표적함’으로 장렬한 최후를 맞거나 바다 속에서 ‘인공어초’로 이용될수 있고요.

해군은 계급 명칭도 육군이나 공군과 다릅니다. 장성 계급을 장군(General)이 아니라 제독(Admiral)이라고 부르죠. 해군에서 캡틴(Captain)은 대령이지만 타군에선 대위를 지칭합니다. (끝)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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